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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쿠시마 &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

 

일본 야쿠시마

 

일본 규슈(九州) 남쪽 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 섬의 90%가 산이고, 그 검푸른 산을 수십m 높이의 삼나무가 덮은 섬. 비가 하도 많이 내려 ‘한 달에 35일 비가 내린다’는 우스개가 전해져 오고, 사람 겁내지 않는 야생동물이 하도 많아 ‘사람 2만 명 사슴 2만 마리 원숭이 2만 마리’가 산다는 섬.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이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의 영감을 얻었다는 이끼 계곡이 있는, 일본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그 섬. 야쿠시마(屋久島).

아무리 일본과 사이가 멀어져도, 코로나바이러스로 해외여행이 막혀도 야쿠시마는 꼭 다시 가보고 싶은 섬입니다. 인간을 무서워하지 않은 사슴과 눈을 맞추고, 꼬박 5시간 산을 올라 7200년 살았다는 삼나무 조몬스기(繩文杉)의 안녕을 묻고 돌아오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다시 들어가고 싶은 곳은 밑동 둘레가 13m라는 윌슨 그루터기입니다. 3000년 묵었다는 나무 안에 들어가 고개를 들면 하트 모양의 초록 하늘이 반짝이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시름을 씻어낼 것 같은 하늘이, 거기 나무 안에 있습니다. 부쩍 자연에 기대고 싶은 요즘입니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

 

“야생동물, 간헐천(間歇泉), 웅장한 산과 호수, 이 모든 게 사진 한 장에 담기는 곳은 옐로스톤뿐이다.”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만난 여행객이 한 말입니다. 미국 최초이자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을 둘러보면 이 말을 수긍하게 됩니다. 남북전쟁이 끝난 지 7년만인 1872년 옐로스톤은 국립공원이 됐습니다. 세계 1호 국립공원답게 규모도 상당합니다. 면적이 8991㎢라는데 감이 안 잡힙니다. 충청남도(8229㎢)보다 넓고, 한국의 22개 국립공원을 합친 것(6726㎢)보다도 큽니다.

옐로스톤의 상징으로 간헐천과 바이슨(아메리카들소)을 꼽습니다. 간헐천은 펑펑 솟구치는 온천입니다. 공원 안에 1만 개가 넘는 간헐천이 있는데 크기와 색깔 모두 제각각입니다. 매캐한 유황 가스를 뿜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90분마다 50m 높이로 치솟는 녀석도 있습니다. 공원에 바이슨 5000마리가 삽니다. 어디를 가나 두툼한 털옷을 입고 한가롭게 풀 뜯는 녀석을 마주칩니다.

3월 24일 코로나19 여파로 폐쇄했던 옐로스톤 국립공원도 6월 들어 대부분 개방했습니다. ‘집콕’만 하던 미국인의 행렬이 이어진다는군요. 사람은 숨통이 트일지 몰라도 몇 달이나마 마음 편히 공원을 활보하던 동물 입장에선 옛날로 돌아가는 게 썩 달갑진 않을 것 같습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